[軍 "DMZ엔 北무인기 격추할 발칸포 반입 안되니…"]

작년 8월 지뢰도발로 대치 상황
군사분계선 3㎞ 가까이 넘어와 우리 軍시설 촬영하고 돌아가
 

북한의 소형 무인기가 목함 지뢰 도발로 남북이 일촉즉발 대치 상태를 이어가던 작년 8월 강원도 화천 지역 군사분계선(MDL)을 5차례에 걸쳐 넘어와 우리 군(軍) 기지 위를 비행했지만, 이를 격추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 이종명 의원이 21일 합동참모본부에서 받은 '북한 침투·국지도발' 자료에 따르면, 북한 무인기는 작년 8월 22~24일 사이 5차례에 걸쳐 화천 상공을 넘어왔다. 우리 군은 MDL을 3㎞ 가까이 넘어온 무인기가 시설을 촬영하고 간 사실을 인지했지만, 별다른 조치를 못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 GOP(경계소초)는 일반적으로 MDL 남쪽 2㎞ 지점에 포진해 있다. 이를 넘어섰다는 건 GOP는 물론, 후방 부대와 지휘부까지 정찰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지난 2014년 추락해 우리 군에 의해 수거된 북한 무인기의 모습. /신현종 기자[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지난 2014년 추락해 우리 군에 의해 수거된 북한 무인기의 모습. /신현종 기자[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북한 무인기가 우리 군 머리 위를 비행했을 때는 비무장지대(DMZ) 목함 지뢰 도발(8월 4일) 이후 양측이 일촉즉발 대치를 할 때다. 우리 측이 확성기 방송(8월 10일)을 재개하자 북한군은 서부전선 경기 연천군의 확성기를 향해 고사포와 직사포를 발사(8월 20일)했고, 우리 군이 바로 대응사격에 나서면서 긴장이 높았을 때다. 북한 잠수정의 70%가 기지를 떠났으며, 주한 미군은 다연장로켓(MLRS)을 전방으로 옮기기도 했다. 한·미는 대북 정보감시태세인 워치콘을 '3'에서 '2'로 조정했다. 남북은 당시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8월 22일 남북 고위 당국자 협상을 시작했고, 25일에야 극적으로 대치 상태를 풀기로 합의했다.

 

 
 

합참 측은 "당시 MDL 북측에서 활동한 무인기가 상당수였고, 레이더를 통해 화천 일부 지역에서만 MDL을 넘어온 것으로 관측됐다"고 했다. 문제는 민감한 상황에서 무인기가 침투하더라도 여전히 이를 막을 만한 수단이 없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2015년 MDL을 넘은 무인기는 우리 군 레이더로 어렵게 포착했다"며 "그러나 MDL 일대는 중화기 반입이 제한돼 있어서 격추하지는 못했다"고 했다. 합참 관계자는 "국지 방공 레이더를 추가 설치하고, MDL을 넘어오면 헬리콥터나 발칸포로 격추하겠다"고 했지만, 군에서는 "사실상 막을 만한 방법이 없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실제로 북한 무인기는 지난 1월 6일 4차 핵실험 직후 경기 파주 상공을 넘어왔지만, 우리 군은 기관총 경고사격을 하는 데 그쳤고 무인기는 북쪽으로 돌아갔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북한 무인기는 매우 작아 레이더나 육안으로 식별해내기 어렵다"며 "우리 군이 밝혀낸 것보다 더 많은 MDL 일대 정찰 활동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를 제대로 알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했다.

소형 무인기를 통한 MDL 침범은 북한의 신종 도발 수법으로 자리 잡았다. 우리 군은 2014년 4건의 북한 무인기 추락 사건으로 북한의 신종 국내 침투 수법을 처음 인지했다. 이후 북한은 수시로 MDL 전역에 무인기를 날려보내고 있으나, 우리 군 은 이를 알아내는 데 애를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무인기 300여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제3국의 민간 무인기 부품을 도입해 품질을 개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항법 비행과 원격 통제를 통해 비행이 가능하며 정찰은 물론 초보적인 공격 임무도 가능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종명 의원은 "북한의 침투·도발 위협이 해가 갈수록 지능화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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